나무도마

나무 도마 vs 플라스틱 도마, 뭘 써야 할까?
출처 : 코메디닷컴 | 네이버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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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나무 도마보다 플라스틱 도마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나무 도마는 흠집이 잘 생기고 그 사이로 음식물 즙이 잘 스며들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플라스틱 도마를 쓰는 게 더 좋은 걸까.

플라스틱 도마의 가장 큰 장점은 공기가 통하는 성질인 '통기성'이 적은 표면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도마를 끓는 물에 넣고 소독해도 별다른 손상을 입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런데 위생적인 측면에서 진짜 플라스틱이 나무보다 낫다고 말할 수 있을까.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캠퍼스 식품안전학과 딘 O. 클리버 교수팀이 이를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새로 구매한 플라스틱 도마와 나무 도마, 동일한 재질로 된 중고 도마들을 이용해 식중독 원인균인 살모넬라균을 배양했다. 

그리고 박테리아가 번식한 도마들을 따뜻한 비눗물과 행주를 이용해 씻었다. 그 결과, 나무 도마 표면에 있던 박테리아들은 대부분 사멸되는 결과를 보였다. 심지어 깊은 흠집이 생긴 낡은 중고 나무 도마조차 되살아나는 박테리아가 적었다. 나무 재질로 된 도마는 새것이든 헌것이든 위생상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클리버 교수는 “칼로 도마를 내리칠 때 나무 아래로 스며든 박테리아들이 다시 올라올 것으로 예상했다”며 “하지만 실험 결과, 여러 차례 사용한 적이 있는 나무 도마에서도 박테리아가 올라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용한 적이 없는 새 플라스틱 도마 역시 세척한 뒤 박테리아가 깨끗하게 살균됐다. 하지만 중고 플라스틱 도마는 달랐다. 연구팀이 낡은 플라스틱 도마를 세척한 다음 박테리아 검사를 해본 결과, 흠집 사이로 박테리아들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도마를 사용한 뒤 설거지를 해도 플라스틱 도마에 남은 박테리아들은 완전히 박멸시키기 어렵다는 의미다. 세척을 하는 동안 박테리아가 죽지 않거나 다른 틈 사이로 옮겨가면서 생명력을 이어간다는 설명이다. 

염소표백제 같은 살균제를 이용해 세척한 플라스틱 도마에도 흠집 사이에 박테리아가 잔류해 있었다. 매일 같이 표백제로 씻어내지 않는 한 도마 위에 남은 음식 찌꺼기를 제거하기는 쉽지 않을 뿐 아니라 박테리아와 곰팡이가 오히려 서서히 늘어난다는 것이다. 물론 나무 도마도 깨끗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박테리아 박멸 효과가 무효화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클리버 교수팀의 추가적인 실험에 따르면 도마를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리는 방법도 박테리아를 박멸에 도움이 된다. 단 이것 역시 나무 도마에 한정된 얘기다. 플라스틱은 내열성 때문에 충분히 열이 전달되지 않아 박테리아 살균이 어렵다. 큰 나무 도마는 주 1회 5분씩, 작은 나무 도마는 2분간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박테리아를 없애는데 도움이 된다. 단 나무 도마에 금속이 박혀있다면 불꽃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전자레인지에 넣어서는 안 된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